
음바페를 네이마르보다 더 높은 이적료를 지불해도 영입할 가치가 있는 이유
terrynews
·2021. 8. 26. 09:52


새벽에 “저는 오히려 음바페를 네이마르보다 더 높은 이적료를 지불해서라도 영입해야 한다고 생각해요”라고 글을 썼습니다. 그때는 새벽이라 정신이 좀 몽롱했는데, 이제 점심 좀 먹고 정신이 돌아오니 글 좀 쓰겠습니다.
우선 계약 기간이 1년 남았다고 해도 음바페는 아자르와 엄연히 다릅니다. 레알매니아 회원이신 분들은 제가 아자르 영입한다고 했을 때 극구 반대했던 것을 너무나 잘 아실 겁니다. 축구 게시판은 물론이고, 코멘터리 창에서 “아자르 영입을 하면 절대로 안 된다”고 거의 앵무새처럼 얘기했을 정도로 아자르 영입을 엄청 반대했습니다.
당시 아자르 영입을 제가 엄청 반대했던 것은 세 가지 이유였는데, 하나는 아자르의 나이가 만 28살로 적잖다는 점, 두 번째는, 계약 1년 남은 선수, 그것도 늙은 선수에게 그 정도의 돈을 지급할 가치가, 그것도 아자르가 그만한 상업적 가치가 있냐는 점, 세 번째는, 우리 팀에 비니시우스와 호드리구가 있는데 아자르가 온다면 분명 저 두 선수는 정기적인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해서 성장이 겉돌 가능성이 매우 높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거봐, 내 이야기가 맞았지?”라고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아자르 영입에 반대했던 제가 음바페의 영입은 그 전제 조건이 다르다고 보는 이유를 이제 시작하겠습니다. 음바페 역시 아자르를 영입했을 때처럼 계약 기간이 1년 남기는 했지만, 전제 조건 자체가 아자르와 너무 다릅니다.
첫 번째, 음바페는 올해 만 23살이 되는 선수입니다. 여전히 발전 가능성이 높고, 팀의 8년을 책임질 수 있는 선수가 될 수 있어요. 두 번째는,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선수지만, 음바페는 아자르와 다릅니다. 아자르는 상업적 가치가 적은 선수인 반면, 음바페는 아자르와 달리 투자한 것 이상으로 상업적 가치를 구단에 안겨줄 수 있는 엄청난 가치를 지녔습니다. 그는 프랑스 최고의 스타이자 메날두 시대 이후를 책임질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세 번째, 그동안 비니시우스와 호드리구가 음바페가 영입될 경우 둘 중 하나는 나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최근 레알 마드리드의 경기를 보면서 오히려 다르게 생각하게 됐습니다.
물론, 저도 음바페가 온다면 비니시우스와 호드리구가 정기적인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할 가능성도 충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음바페가 영입됨으로써 오히려 비니시우스와 호드리구가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얻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음바페와 비니시우스의 가장 큰 장점은 누가 뭐라고 해도 스피드입니다. 좌우 측면에서 발이 압도적으로 빠른 두 선수가 상대를 흔든다? 그만큼 공간이 나오는 게 당연하고, 이는 반대로 생각하면 두 선수가 움직일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 생긴다는 뜻입니다.
안 그래도 요즘 라리가는 라인을 깊숙이 내려서 상대 선수들의 움직임을 측면에서부터 봉쇄하는데, 음바페가 온다면 비니시우스와 함께 좌우 측면에서 상대 수비수들의 수비 조직력을 무너뜨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만큼 많은 공간이 생겨서 본인들은 물론이고, 다른 선수들이 더 많은 슈팅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음바페는 1년이 남았음에도 현재 거론되는 1억 8,000만 유로, 아니 네이마르 그 이상의 이적료를 지불해도 데려올 가치가 충분히 있어요.
자, 그렇다면 이제 많은 분이 왜 음바페를 네이마르 이상의 이적료를 지불해서라도 데려와야 한다고 생각하실 텐데, 이제 그 이유를 설명하겠습니다.

첫 번째, 자유 계약으로 영입한다면 음바페가 가진 효과는 마케팅 시장에서 아무 영향을 줄 수 없습니다. 지금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이 이번에 거액을 들여서 영입하려는 이유도 따지고 보면 이런 부분이 커요. 사람들은 어디까지나 그 선수가 기록한 이적료, 한 마디로 숫자에 집중하는데, 음바페를 자유 계약으로 영입할 경우 음바페라는 선수를 통해서 내세울 수 있는 확실한 메시지가 없습니다.
“우리는 음바페를 자유 계약으로 영입했다”와 “우리는 음바페를 최고의 이적료를 들여서 영입했다”가 주는 말의 효과는 전혀 다릅니다. 그리고 이는 갈락티코 1, 2기가 상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이었고요. 갈락티코 1기 때는 루이스 피구와 지네딘 지단이, 2기 때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가레스 베일이 그 기록을 세우며 마케팅을 했습니다.
그리고 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수많은 구단이 1억 유로가 넘는 돈을 투자했지만, 이들을 통해서 딱히 뭔가를 내세울 수 없었습니다. 사람들은 기록을 경신하느냐, 마느냐가 더 중요한데, 음바페를 네이마르보다 더 못한 값에 산다면 이런 부분에 있어 아쉬운 것도 사실입니다.
두 번째, 침체되는 라리가는 물론이고, 유럽 축구 시장에 다시 한 번 확실한 메시지를 던질 수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많은 구단이 어렵지만, 여전히 프리미어 리그 팀들은 이적 시장에서 거액을 쓰고 있습니다. 레알 마드리드가 이적 시장에서 스포트라이트를 잃어버린 지는 어느덧 5년이 지났습니다. 사람들은 “레알 마드리드가 야망이 있는 구단인가?”라고 묻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음바페를 네이마르 그 이상의 이적료로 지불한다면, 축구계는 물론이고, 사람들은 “아무리 옛날 같지 않다고 해도 역시 레알 마드리드는 레알 마드리드다”라는 확실한 메시지를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장기적으로 우리가 원하는 선수들을 영입할 때 있어 큰 효과를 줄 수 있습니다.
선수가 원하는 것은 결국 돈과 우승이지만, 한편으로는 명예이기도 합니다. 음바페의 이적료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사람들은 “내게 야망을 줄 수 있는 구단은 역시 레알 마드리드 뿐이야”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세 번째, 최고의 이적료를 들여서 영입한다는 말은 곧 사람들에게 흥미를 주기 마련입니다. 슈퍼 리그가 재개되느냐, 마느냐한 현 상황에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것은, 그리고 최근 몇 년 동안 레알 마드리드의 축구에 무관심한 사람들의 관심을 다시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은 누가 뭐라고 해도 영입입니다. 이 영입을 통해서 레알 마드리드의 갈락티코 1기와 2기 때 수많은 사람이 즐거움을 누렸고, 그리고 많은 사람이 레알 마드리드의 팬이 됐습니다. 단순한 숫자라고 하지만, 떠난 팬들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서는, 그리고 사람들의 이목을 다시 집중시키기 위해서는 최고의 이적료를 지불하는 것만큼 좋은 방법이 없습니다.
네 번째, 앞으로 축구계의 자본은 더더욱 빠져나갈 것입니다. 원래부터 축구 시장은 서서히 침체되는 중이었지만, 이번 코로나로 인해 완전히 박살나면서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침체 중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EPL에 편향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선수들의 이적료 경신이 앞으로 쉬워질 것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축구계는 점점 돈만 먹는 하마로 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계료는 계속 높아지지만, 시청자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하지만, 정작 빅 매치나, 챔피언스 리그 같은 주요 경기들은 여전히 새벽에 합니다. 라리가는 물론이고, EPL 역시 이런 태생적인 부분에 있어 한계가 뚜렷합니다. 여기에 팬들은 계속 누구누구를 영입해야 하네, 말아야 하네 하고요. 축구 구단은 점점 투자 가치가 없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음바페를 네이마르 이상의 이적료를 지불해서 영입한다면, 그 기록이 앞으로 최소 5년은 계속 이어질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물론, 파리 생제르맹이나, 맨체스터 시티 같은 구단들의 투자가 더 중요하겠지만, 축구계는 장기적으로 볼 때 이제 하락하는 산업이기 때문에 이 이적료를 경신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음바페를 네이마르 이상의 이적료를 지불해서라도 영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지금이 음바페를 통해서 더 많은 돈을 뽑아낼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어요. 5년 뒤에 축구 산업 자체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습니다.
다섯 번째, 음바페의 영입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네이마르급 이상의 이적료를 지불하려고 시도한다면, 음바페도 확신할 것입니다. 음바페는 이를 통해서 “구단이 나를 정말 원한다. 내가 갈 수 있는 팀은 레알 마드리드밖에 없다. 내게 이렇게 애정을 쏟은 만큼, 나를 최고로 만들어줄 것이고, 동시에 최고의 선수들을 동료로 삼게 해줄 것이다”라고 확신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마디로 영입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네이마르 이적료 기록 그 이상의 제안을 한다면, 음바페가 자유 계약으로 풀린다고 해도 결국 우리 팀으로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도 냉정하게 말해서 구단이 네이마르급, 혹은 그 이상의 이적료를 지불해서 음바페를 데려올 거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음바페라면 1년이 남았다고 해도 그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는 선수라고 생각해요. 이것은 단순히 선수 개인과 구단의 자존심을 세워주는 문제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