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편] 겁나 먼 옛날부터, 대한민국에 '나이키 덩크'가 남긴 발자취
terrynews
·2021. 5. 26. 16:14


'스케이팅 보딩'이 도쿄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었습니다.
서브컬쳐를 존중하는 사회 분위기,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슈프림 매장이 입점되어 있으며
그 개수는 본고장 미국보다도 많은 국가인 일본과 잘 어우러지는 행보였죠.
사실 보드 씬에서는 이에 대해 반발 또한 있었다고 하나, 이 글에선 다루지 않겠습니다.
스케이트 보더들을 위한 의류,신발을 판매하는 브랜드 'NIKE SB'를 가지고 있는 나이키는
그에 발맞춰 2019년 도쿄에 실내 스케이트파크 'dojo'를 개설합니다.
커엽 ㅋㅋ
하계 올림픽이 개최되었을 때
도쿄 고토구에 위치한 유메노시마 공원 내에 조성된 BMX 트랙에서
스케이트 보딩,BMX 경기를 관람할 수 있을 예정이었어요.
물론 코로나 이전 세상의 얘기입니다..ㅜ_ㅜ
나이키 SB는 차근차근 도쿄 올림픽 마케팅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코로나 시대가 시작하기 약 2주 전
도쿄에서 촬영한 Nike SB 스케이트 보딩 필름 'WAMONO'를 유튜브에 공개했습니다.
나이키의 영상 업로드 1월 14일,
WHO의 공중 보건 비상사태 선언 1월 31일.
또다른 준비는 자사 스니커 중 하나인 'DUNK'에 대한 푸쉬였습니다.
버질 아블로, 트래비스 스캇과의 협업을 통해
그들이 의도한 '스니커씬에서의 덩크 재조명' 은 완벽하게 성공했죠.
푸쉬 자체는 나이키에서 의도한 것이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우리에게는 어색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버질과 스캇은 숙제하듯 어색하게 풀어나가지 않았고,'의도한 푸쉬'를 성공했습니다.
제품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높은 이해도가 큰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젊고 어렸던 시절 '덩크'는 스트리트 패션씬의 한 축을 차지한 신발이고,
그들에게는 에어조던 만큼 의미가 깊을 수도 있는, 굉장히 친숙한 신발이기 때문입니다.
1985 오리지날 덩크 하이
덩크는 1985년 조던과 함께 최초 릴리즈된 쌍둥이격 제품입니다.
최초의 사용 목적은 조던과 동일한 '농구화'이지만
조던과 다르게 에어가 없습니다.
조던의 '보급형' 격이라고 해석 할 수 있겠습니다.
이후 2000년대로 들어서며
나이키는 스케이트 보더들을 고객으로 끌어당길 목적에서 'Nike SB'라인을 런칭했습니다.
그리고 2002년, 기존의 농구화였던 덩크를 보드화로 탈바꿈한 'Dunk Low SB'를 4컬러로 출시했습니다.
일명 '1st' 로 불리는 시리즈입니다.
NIKE SB Dunk Low 'MULDER'
기존 덩크와 SB 덩크의 차이는 신발 내부가 아닌 인솔에 에어를 접목한 '줌 에어 깔창'과
스펀지를 가득 채워 두툼한 베로, 그것을 탄탄하게 고정시켜주기 위한 내부에 밴드 디테일이 추가되었습니다.
이 디테일들은 전부 착용하는 보더의 발 보호를 위한 기능들이에요.
근데 이런 거 알 필요 없습니다.
기능과 목적 저리 치우고, 덩크 SB는 거의 패션화로써 소비되었습니다.
보드를 타지 않는 사람들이 더 많이 구입하게 된 신발이었습니다.
덩크를 가지고 있는 보더들 조차도 보드탈땐 다른 거 신고 덩크는 아껴서 이쁘게 신어줬어요.
이유는 내놓은 신발이 준내 개짱 멋있었기 때문입니다.
1st SB Dunk Low. (좌부터) 포베즈,멀더,지노,데니수파
나이키 SB는 당대 아이코닉한 보더 4명을 영입하여 나이키 스케이트 보드 팀을 결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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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차드 멀더, 데니 수파, 리즈 포베즈, 지노 이아누치
1st로 나온 각각 제품의 별칭으로 보더들의 이름을 붙였고
실제로 그들에게 제품을 착용시켰습니다.
조던과 같은 맥락의 마케팅이라고도 볼 수 있겠네요.
멀더 신은 멀더형
Dunk Low SB 'Supreme' Dunk Low SB 'Zoo York'
1st 이후 슈프림,주욕과의 협업 덩크들과
2nd 시리즈로 발매된 오렌지 플래쉬,샤크 등등, 후속 모델들 또한 좋은 반응을 얻고
NIKE SB는 기분좋게 2002년을 마무리합니다.
한국에서 Nike SB 정식 리테일은 최초는 이태원의 '투사'라는 보드 샵에서
비인기 신발 한 두개정도 판매했다고 하는 카더라가 있습니다.(아는 형님 기억)
이후 '카시나'가 03~04년도즈음 하여 바톤을 옮겨받았고
현재까지도 오랜 기간 SB 어카운트를 담당하고 있는 샵 중 하나이기 때문에
사람들에겐 카시나에서 SB 정식 리테일을 최초로 시작했다고 널리 알려져 있어요.
(정확한 내용 아시면 제보 부탁)
네 먹어줍니다
'맥스'가 한창 정점 찍던 우리나라에도 해외에서 시작된 덩크 유행이 들어와
2003년부터 슬슬 우리나라 사람들 사이에서도 SB 덩크가 언급되기 시작합니다.
전설의 짤
2003년 최고의 덩크는 이견없이 모두가 하이네켄이라고 할 만큼
하이네켄은 국내 해외를 가리지 않고 핫했습니다.
2003년 덩크SB) 덩크하이 슈프림, SB 덩크로우 바이슨, SB 덩크로우 푸츄라
발빠른 직수입업자들은 해외 물량들을 한국에 들여와 개인 온라인 몰에서 마니마니 판매했습니다.
(보급초기 최고가 신발은 1st 멀더로 당시 시세 30만원 전후로 거래되었다고 함. - 아는 형님 기억)
SB의 인기 덕분의 일반 매장에서 판매하고있는 일명 '매장판 덩크'도 인기가 덩달아 많아졌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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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의 덩크 SB) 상하이, 호머, 벅스, 제다이
2005년도는 국내외 통틀어 덩크 인기의 절정이었던 해 입니다.
대형 콜라보 모델들이 발매했고 카시나에서 빠짐 없이 판매해줬습니다.
스투시 티파니
개인적으로 스투시 컬러링은 과거 이력 없이 내일 나와도 레전드 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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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도 SB 덩크 - 데 라 소울, 밴드에이드, 보카주니어
2005년 하반기 카시나의 NIKE SB 발매 스케쥴
스투시덩크 발매 현장
24시간 캠핑(이땐 이게 최장시간 이었음)하는 사람들이 등장했고
국내 최초로 '한정판 신발'에 관한 내용이 인터넷 뉴스에서 다루어졌습니다.
당시 학생들 방학 기간이라 캠핑은 더 과열되었습니다.
성인들만의 전유물이 아닌 중,고등학생들도 교복템으로 착용하곤 했던게 덩크였습니다.
부담없이 베이직한 로우컷 디자인, 다소 귀여운 쉐입에 큼지막한 나이키 스우시
거기에 톡톡 튀는 컬러링들.. 최고의 교복템이쥬..
그래도 이때나 지금이나 항상 패션에서 영원했던 유행이 없습니다.
2000년대 덩크 유행에도 마지막 황혼기가 찾아왔죠.
2005년 대박 시즌이 지나고 찾아온 2006년 신제품들은 화제성이 다소 낮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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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슨, three bear, eire, 샌드헬프
핫한 콜라보도 없었고, 그렇다고 디자인이 특출나는 제품도 없었기 때문에
기존 매니아들한테 어필될 만한 요소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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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전의 명성이 아직까진 이어졌기 때문에 여전히 인기는 많았습니다.
저도 이 때 중학교 입학하며 6만원짜리 매장판 쩌리 덩크로 입문하였고
형아들 비싼 덩크들 착샷 보면서 침만 흘렸죠.
덩크는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2007년이 되었습니다.
덩크 키즈들은 탈주를 시작합니다.